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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창극의 문화사
무대와 무대 너머
저자 송소라 역자/편자
발행일 2025-06-20
ISBN 979-11-5905-468-6 (93810)
쪽수 562
판형 152*223 무선
가격 3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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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의 바깥에서 피어난 창극의 또 다른 역사 

『20세기 창극의 문화사-무대와 무대 너머』는 창극을 둘러싼 전통 예술의 문화적 생명력과 매체 변화에의 대응을 동시에 조망한 본격적인 창극 연구서다. 이 책은 창극을 단순히 무대극으로 한정하지 않고, 20세기 음반·라디오·텔레비전 등 다양한 매체 속에서 변화하고 확장되어온 연행 양식으로 재정의한다.

기존 창극 연구는 주로 극장 무대 위에서 공연된 창극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저자는 박사논문과 후속 연구를 바탕으로, 창극이 실제로는 무대를 넘어 매체와 교섭하며 생존하고 진화해온 장르였음을 실증적으로 밝혀낸다. 특히 유성기 음반과 라디오 방송, 텔레비전의 등장과 창극의 수용 양상을 통해, 창극이 단지 보존된 전통이 아니라 당대 대중문화 속에서 유통되고 재구성된 살아 있는 예술이었음을 역설한다.

무대를 중심으로 짜여온 창극사의 틀을 벗어나려는 이 책의 시도는, 단지 장르의 외연을 넓히는 작업을 넘어 한국 전통예술 연구의 방법론적 전환을 시사한다. 극장이 아닌 음반과 방송, 즉 ‘무대 너머’에서 창극을 바라보는 관점은 전통과 현대, 연행과 기록, 고전과 매체 사이의 경계를 다시 질문하게 만든다.

 

창극은 어디서, 어떻게 존재했는가

『20세기 창극의 문화사』는 크게 2부로 구성된다. 제1부에서는 20세기 전반기부터 후반기까지 창극이 극장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어떻게 존재해 왔는지를 시기별로 정리하며, 제2부에서는 음반·방송 등 구체적 창극 사례들을 중심으로 서사적·연행적 특징을 분석한다. 마지막 부록에는 저자가 확보한 희귀 자료들이 수록되어 있어 창극 연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무대 창극 외에도, 유성기 음반으로 제작된 〈춘향전〉이나 라디오 방송 창극 〈이춘풍전〉 등은 기존의 창극 개념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였다. 저자는 이처럼 전통 판소리 창자와 신극 배우가 함께 출연한 창극, 혹은 음반이나 방송을 통해 편성된 비무대형 창극을 포괄적으로 ‘창극’으로 규정하며, 이를 통해 20세기 창극의 개념과 외연을 재구성한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공연 실황이나 매체 목록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극이라는 용어의 기원과 정착 과정, 그리고 창극과 창극조(唱劇調), 신창극조(新唱劇調) 같은 관련 개념들의 변천사를 철저히 고찰한다. 이를 통해 창극을 둘러싼 문화적 명명과 분류의 역사를 복원하며, 용어와 실천 사이의 간극을 짚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20세기 창극의 문화사』는 창극을 무대 위 ‘정형화된 예술’이 아닌, 다양한 매체 환경 속에서 실험되고 소비되며 다시 쓰인 문화 실천의 공간으로 해석한다. 이 책은 한국 전통공연예술에 대한 이해를 전면적으로 확장하고, 전통예술과 미디어, 기억과 기록의 접점을 탐색하는 귀중한 이론적 시도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다.

책머리에 

 

제1부  20세기 창극 문화의 흐름

 

들어가며 

20세기 창극의 무대와 무대 너머

20세기 매체 관련 창극 연구의 동향 

논의 대상과 기술 방식 

제1장 초기 전통극의 존재와 창극 용어의 등장

20세기 초 극장의 설립과 초기 전통극의 존재 

‘창극’, ‘창극조’ 용어의 등장과 의미

제2장 일제강점기 창극의 존재

‘구극(구연극)’, ‘구파’로서 무대극과 조선성악연구회의 창극 정립

유성기 음반의 등장과 창극 음반의 발매

경성방송국의 개국과 라디오 창극 방송 

제3장  1950~1960년대 창극의 존재

여성국극의 등장과 국립창극단의 성립 

LP 도입과 음반 창극의 발매 

서울 방송국의 개국과 라디오 창극 프로그램 

제4장  1970~1980년대 창극의 존재

국립창극단의 창극 정립 운동 

LP의 대중화와 창극 음반의 증가

텔레비전 보급의 확대와 창극 프로그램의 방송 편성 

제5장 미디어의 형성과 발전으로 본 20세기 창극 문화

초기 음반·방송 창극과 무대 창극의 관계

일제강점기 음반·라디오 창극과 무대 창극의 상호성 

1950~1980년대 음반·방송 창극과 무대 창극의 상호성 

‘전통문화’로서 창극과 매체의 만남

나가며_ 21세기 창극과 창극의 미래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는 21세기의 창극 

창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창극의 미래를 위한 제언

 

제2부 20세기 창극 작품론

 

제1장  20세기 창극 〈장화홍련전〉의 존재 양상과 특징적 면모

들어가며 

20세기 창극 〈장화홍련전〉의 존재양상

창극본 〈장화홍련전〉의 특징적 면모

나가며

제2장 음반 창극 〈사명대사〉1971의 형식적·내용적 특징 고찰

들어가며 

음반 창극 〈사명대사〉의 형식적 특징 창극을 향한 미디어의 실험 

음반 창극 〈사명대사〉의 내용적 특징

나가며

제3장 창극 〈가로지기〉1979의 서사적연행적 특징과 의미

들어가며 

창극 〈가로지기〉의 서사적 특징과 의미 

창극 〈가로지기〉의 연행적 특징과 의미 

나가며 

제4장  KBS 창극 〈이춘풍전〉1982을 통해 본 TV 창극의 매체적 특징 고찰

들어가며 

시공간 변화의 자유로움으로 단편 고전소설 〈이춘풍전〉의 서사 확대 

카메라 기법을 활용한 인물의 상황과 정서의 시각화 

수준 높은 판소리 창의 선명한 전달 

나가며 

 

부록 1. 1970~1980년대 음반 창극 대본  〈사명대사〉, 〈장화홍련전〉 

부록 2. 1960년대 창극 음반 목록 

부록 3. 1970~1980년대 창극 음반 목록 

미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1940년대 후반에도 여러 음반사들이 등장과 퇴장을 거듭하며 음반 사업을 연명했다.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때 발매된 음반의 내용들이 무엇이었나 하는 점이다. 1940년대 후반에 존재했던 레코드 회사는 코로나부산, 오리엔트대구, 고려, 오케, K.B.C, 럭키, 아세아, 레인보우, 리베라, 메아리로 파악된다. 그리고 이들 음반회사의 주된 레퍼토리는 대중가요였다. 코로나레코드의 〈부산 부르스〉를 비롯하여 고려레코드의 〈가거라 삼팔선〉, 오케의 〈우러라 은방울〉 등은 당대 인기를 끌었던 대표적인 가요곡들이다. 뿐만 아니라 KBC 레코드의 경우는 가요의 일환으로 음반을 발행하기까지 했는데 〈안해의 노래〉, 〈사나이의 길〉이 현재 남아있는 음반이다. 당대 최고의 인기가수 남인수가 창립한 아세아레코드의 〈달도 하나 해도 하나〉, 〈망향望鄕의 사나이〉, 〈여수야화麗⽔夜話〉는 대중가요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광복, 분단, 여순麗順사건을 다루는 가사내용의 독특함이 있다.(108쪽)

 

장화와 홍련이 이별하는 장면과 죽음을 앞둔 장화가 탄식하는 장면은 진양조로 애절하게 불린다. 이 장면은 정서를 노래로 극대화하여 관객에 감동을 주는 창극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 하지만 이것이 텔레비전을 통해 안방에서 시청자와 만날 경우, 무대공간에서 만큼의 감동을 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진양조로 구슬프게 부르는 창이 일반의 시청자에겐 자칫하면 지루하게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대한 서사의 내용을 집약적으로 구성하여 창으로 표현해야 한다.(226쪽)

 

창극 〈가로지기〉는 〈변강쇠가〉를 새롭게 재편한 각색물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이 작품은 강쇠와 옹녀의 호색성을 거둬내고 후반부의 서사를 강조함으로써, 원전 〈변강쇠가〉에서 그동안 덜 주목받았던 작품 안의 오락적 요소와 제의적 요소를 부각했다. 본 장에서는 원전 〈변강쇠가〉에는 없는 강쇠 혼령의 신원 장면과 원전 결말의 변용을 근거로 창극 〈가로지기〉가 지향한 제의성, 이른바 죽음의 신원과 해원의 면모를 살펴보고자 한다.(370쪽)

송소라 Song, Sora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마쳤다. 고려대학교 CORE사업단, BK21플러스 한국어문학미래인재육성사업단의 연구교수를 하였으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금오공과대학교, 원광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등에 출강했다. 2016년 「북한의 <심청전> 수용 양상과 의미」로 한국어문학국제학술포럼의 우수논문상을 수상하였고, 2018년 박사학위논문 「20세기 창극의 음반·방송화 양상과 창극사적 의미」로 제17회 판소리학술상을, 2021년 「남성훼절서사 다시 읽기-해학과 풍자에 가려진 여성혐오」로 제19회 어문논문상을 수상하였다. 현재는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에 소속되어 학술연구교수로 강의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고전서사를 기본 바탕으로, 판소리와 창극, 전통공연예술 분야에 많은 관심을 두고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ahena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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