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이유정 | 역자/편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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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6-09-30 | ||
| ISBN | 979-11-7549-113-7 (93910) | ||
| 쪽수 | 406 | ||
| 판형 | 152*223 무선 | ||
| 가격 | 29,000원 | ||
해방 이전, 이미 시작된 '미국'과의 만남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미국은 정치·외교뿐 아니라 문화와 소비, 교육과 일상에 이르기까지 떼어놓기 어려운 존재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에서 '미국'은 언제부터 지금과 같은 의미를 갖기 시작했을까.
『근대 한국, '메이드 인 아메리카'에 끌리다』는 1890년부터 1940년까지 근대 한국 사회가 미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했는지를 추적한다. 기존 한미관계 연구가 주로 정치·외교사에 집중해왔다면, 이 책은 신문과 잡지, 광고, 선교사 기록, 영문 자료와 미국 신문 아카이브 등 다양한 1차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과 한국의 만남을 지식과 표상, 물질문화와 일상의 차원에서 새롭게 조명한다.
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 한국인의 눈으로 본 미국
제1부에서는 호머 헐버트와 잭 런던이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재현했는지를 살피고, 식민지 조선의 지식인들이 미국을 인종과 젠더, 제국주의와 위기의 문제 속에서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미국이 단순한 외부의 타자가 아니라 조선 사회가 자신의 현실과 근대성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참조점으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동경과 비판, 기대와 경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었다.
재봉틀과 축음기, '미제'로 경험한 근대
제2부에서는 담론을 넘어 일상 속으로 들어온 미국을 살핀다. 미국식 '가정' 개념의 도입, 근대적 상업 공간에 등장한 외래 상품, 재봉틀과 축음기 같은 미국 제품, '미제Made in USA'에 부여된 기술과 풍요의 이미지, 뉴욕 마천루가 불러일으킨 경외와 불안까지 구체적으로 추적한다.
미국은 더 이상 지식인의 담론 속에만 존재하는 나라가 아니었다. 물건을 사고 사용하고 새로운 생활양식을 접하는 경험을 통해 미국은 '손에 잡히는 근대'로 다가왔다. 동시에 미국은 근대 한국인의 욕망과 결핍, 기대와 불안을 비추는 중요한 타자이기도 했다.
미국학과 한국학의 경계에서 다시 쓰는 한미관계사
저자는 미국학 연구자로서 한국학 자료를 읽고, 다시 한국의 자료를 통해 미국을 바라보는 양방향의 시선을 견지한다. 호머 헐버트, 잭 런던, 미국 선교사,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미국 관련 담론 등 서로 다른 자료를 연결하며 “한국은 미국을 어떻게 보았으며, 미국이라는 타자를 통해 자신을 어떻게 이해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해방 이후 본격화된 한국 사회의 미국화를 단절된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 그 문화적 기층이 이미 해방 이전부터 형성되고 있었음을 밝히며, 정치와 외교를 넘어 지식과 표상, 물질문화와 일상의 차원에서 근대 한미관계사를 다시 구성한다. 근대 한국과 미국의 만남이 단순한 문화 접촉이 아니라 근대성을 둘러싼 복잡한 교섭의 과정이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머리말_ 미국학의 시각으로 본 근대한국학
제1부 I 지식인의 시선에 비친 근대 한국과 미국(1890~1940)
제1장 호머 헐버트의 한국문화 연구 - 학술적 객관성과 문화적 창조성
제2장 잭 런던의 전쟁 속 한국 -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의 러일전쟁 보도
제3장 식민지 조선의 미국 흑인 인식과 부커 T. 워싱턴 - 동아일보』· 조선일보』의 인종적 시선
제4장 '양키 껄'과 아메리카니즘 - 동아일보』· 조선일보』를 통해 본 식민지 조선의 미국 여성 인식
제5장 지정학적 아메리카니즘과 위기 의식 - 동아일보』· 조선일보』를 통해 본 식민지 조선의 미국 담론(1920~1940)
제2부 | 근대 한국의 가정과 일상, 미국 제품의 유입과 그 영향(1890~1940)
제6장 미국인 선교사의 조선에서의 '집'만들기 - 개화기 물질문화의 전초 기지
제7장 외래품과 상업 공간의 근대적 전환 - 시전(市廛)에서 상점(商店)으로(1890~1910)
제8장 근대 초기 조선 가정의 미제 상품 수용 - 일상생활의 변화와 적응(1890~1910)
제9장 식민지 조선에서의 미국문화상품의 의미 - 소비와 정체성의 변화(1910~1940)
제10장 궁극의 미제로서의 뉴욕 마천루 표상 - 식민지 조선이 상상한 미국 기술 문명
맺음말
참고문헌
기독교적 사유에 기반한 워싱턴의 자서전은 192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기독교 문화운동이 활발히 전개되던 시기에 처음 소개되었다. 특히 3·1운동 이후 출판 환경이 다소 완화되면서, 기독교 계통의 잡지들이 100종이 넘을 정도로 다양하게 발간되었다. 당시 발행된 기독교 잡지들 중 상당수는 교인과 목회자를 위한 신앙 및 신학 잡지였지만, 비기독교인을 포함한 대중 계몽을 목적으로 종교색을 드러내지 않은 잡지들도 다수 존재했다. 이러한 출판 환경은 워싱턴의 자서전이 기독교적 담론 안에서 번역·보급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108쪽
한국에 유입된 미국 문물, 문화에 관한 연구는 주로 해방 이후, 한국전쟁 이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개화기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많지 않다. 사실상 우리가 통칭하는 미국 문물이라는 것은 산업혁명과 기술혁명으로 인한 대량생산, 교통, 통신의 발달, 대량소비문화, 대중문화 속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근대 물질문화의 혁명과 확대, 보급이라는 맥락과 함께 하는 것이기에, 한국근현대사에서 미국 문물의 영향을 논하기 위해서는 개화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맥락에서 유선영은 개화기 연구 분석의 틀로서 상대적으로 간과되어온 미국에 주목하며, 미국의 기업과 제품들로 채워진 개화기 조선을 “아메리카나이즈드 모더니티”로 언급하기도 했다. -217쪽
화신백화점의 경품 목록은 더욱 구체적이다. 서양식 옷장, 탁상시계, 손목시계, 반상기, 유모차, 양복, 카펫과 함께 자동차, 라디오, 최신 수입 실내 장식품, 피아노, 축음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17 이들 품목은 당시 중상류층이 갖추어야 할 근대적 생활용품의 목록이자, 일반 대중이 열망하는 물질문화의 정점을 보여준다. 즉, 자동차, 라디오, 최신 수입 실내 장식품과 피아노, 유성기가 비치된 거실에서 차를 마실 수 있는 이러한 문화주택에 대한 일반인들의 동경과 욕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322쪽
이유정
미국 하와이주립대학에서 미국학(American Studies)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영어영문학과와 근대한국학연구소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학, 문화연구, 퍼포먼스 연구, 미디어 연구를 바탕으로 근대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조우, 제국과 냉전, 대중문화와 물질문화를 연구하며, 디지털 인문학 방법론을 활용한 문화사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민지기 조선에서의 미국 재현과 수용, 미국 대중문화와 제국의 문화정치, 뉴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플랫폼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주요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Bloomsbury, 2025)가 있다.